[현장인터뷰]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 김단비 "우승,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인터뷰]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 김단비 "우승,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3.2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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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산 우리은행의 김단비가 23일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WKBL)
(사진=아산 우리은행의 김단비가 23일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W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김단비가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그동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던 서러웠던 시절을 떠올린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아산 우리은행은 2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부산 BNK 썸을 64-57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0을 만든 우리은행은 통산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성공했고,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통합 우승(10회)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이 5년 만에 통산 10번째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면,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로 합류한 국가대표 포워드 김단비는 11년 만의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그냥 자리만 채운 게 아니었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홀로 33점을 넣으며 맹활약을 펼쳤던 그는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놨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서도 3경기 평균 36분 12초를 뛰면서 18.3점 6.3리바운드 4.3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하며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김단비는 기자단 투표서 75표 중 63표를 받아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앞서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던 그는 이로써 통합 MVP의 영예까지 누리게 됐다.

경기 후 만난 김단비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박지현이 작전타임 이후로 눈물을 흘리더라. 또 끝나고 나서 언니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 시절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5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경험하며 일찍이 이기는 맛을 느꼈다. 그러나 이후로는 우리은행과 KB스타즈 등에 밀리며 트로피를 손에 넣지 못했다. 이번 우승은 그에게 있어 11년 만의 우승. 김단비는 "(신한은행 시절)당시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16년 차 정도 되니까 그동안의 세월이 생각났다. 우승이라는 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상태에서 한 우승이다보니 더욱 기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위성우 감독은 김단비가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본인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떤 부담감이 김단비를 괴롭혔을까. 그는 "우리은행에 와서 잘 해야지라는 생각도 있었고, 고향 같은 신한은행을 떠났다는 점도 있었다. 사람들이 '김단비는 왜 프렌차이즈 스타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우리은행에서 고생할까'라는 말을 할까봐 걱정도 했다"면서 "내가 한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라고 눈물과 함께 답했다.

그런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김단비는 즐겁게 농구하려 했다고. 그는 "내가 이 팀에서 즐겁게 농구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생각했다. 내 선택이었지만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단비는 트로피를 받은 뒤 동료들에게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나이 들어서 팀을 옮긴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적응 역시 신인 시절과 고참이 되고나서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데 이적 후 지금의 동료들이 원래 있던 선수처럼 대해줘서 잘 적응했다. 그런 점이 플레이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위성우 감독도 빼놓지 않았다. 김단비는 "감독님이 나를 많이 믿어준 것 같다. 믿어주기도 하고, 인정도 해줬다"면서 "10년이라는 세월을 떨어져 있었는데도 나를 잘 아는 것 같다. 나를 만들어 줬기 때문에 항상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MVP 수상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정규리그 MVP를 받은 뒤 ' 챔피언결정전까지 받아야지'라는 말을 많이 해서 부담됐다.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도 이건 내가 받으면 욕심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받아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MVP를 꼽았다. 주인공은 바로 박지현. 김단비는 "어린 선수지만 내가 많이 의지하면서 시즌을 보냈다. 한 가지 확신하는 건 앞으로 박지현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김단비는 시즌이 끝났으니 뭘 하며 지낼 것이냐는 질문에 "일단 쉬고 싶다"라고 웃으며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서 최고의 별로 우뚝 선 김단비. 그가 다음 시즌 또 어떤 활약으로 농구팬들을 즐겁게 할 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증폭된다.

부산=우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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