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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유인등대, 무인등대로의 전환 이대로 좋은가

기사승인 2022.11.21  07: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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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잊었나? 해양 안전사고 예방 첨병…울릉도‧선미도‧목포구‧주문진‧당사도‧옹도‧가사도등대 무인화

[섬문화연구소 박상건 소장] 전 세계 물동량 중 바다를 통한 교역량은 78%.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은 99.7%이. 등대는 이런 선박들이 항로를 거쳐 무사히 기항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 항로표지다. 육지 신호등처럼 바다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국제여객 정기항로는 10곳, 연안여객 정기항로는 150곳이고 지난해 6월 기준 바다의 등대는 5476기, 이 중 유인 등대가 34기다.

국제항로표지협회(ILLA)는 항로표지 신뢰도 기준을 연간 등대 고장 시간을 17시간 이내로 정해 대형 해양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밤바다에서 불을 꺼지지 않는 일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울릉도등대(사진=섬문화연구소DB)

등대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울릉도 등대와 죽변 등대다. 울릉도 등대는 해발 171m에서 대형 등명기 불빛을 40km 해역까지 비춘다. 이 불빛은 경상북도 죽변등대 불빛과 맞물려 돌아간다. 한쪽 등대가 빛을 비추고 돌아서는 찰나, 상대 쪽 등대 불씨가 이어 물면서 동해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다.

이처럼 불빛을 비추는 등명기를 단 등대를 광파표지라고 부른다. 교통량이 많은 연안, 곶, 섬, 암초에 설치한다. 안개가 자욱하거나 눈, 비 등으로 시야가 악조건일 때는 소리를 통해 위치를 알려주는데 이를 음파표지라고 부른다. 에어사이렌, 진기혼, 모터사이렌 등이 그것이다.

비가 오나 안개가 자욱해도 밤바다 해상사고를 대비하고자 등대원들은 주간에 등명기 전구손상, 모터 회전불량, 전압조정 등을 조치한다. 이처럼 등대에 근부하는 직원들이 야간에 등명기 고장, 모터 회전 불량, 한전 정전사태, 등질 오동작 문제를 즉각 수리하고 복구한 사례는 연중 7회에 이른다.

목포구등대(사진=섬문화연구소DB)

등대원이 혼자 복구하기 어려울 경우는 해양수산부 표지선이 급파된다. 복구선은 선박이 항로에 엉키기 않도록 3시간 안에 해결 가능한 거리에서 대기한다.

이를테면 거제도 견내량 해역은 임진왜란 때 옥포해전・한산해전 주요 배경이 됐던 급류해역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통영 방화도에서 신거제대교까지 6km에 이르는 이 해역은 수많은 선박이 오간다. 그래서 등대가 줄줄이 설치돼 장관을 이룬다. 그럼에도 최근 10년 동안 선박 충돌 횟수가 8회에 이른다고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는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탑승자 476명 가운데 승객 304명이 사망·실종됐다. 대형 참사 원인 중 최대의 비극은 침몰 중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만의 반복한 점과 구조 작업이 뒷전인 상황이다. 엉뚱한 교신으로 초기 대응시간이 계속 지연됐다. 최초 사고신고를 사고 현장인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아닌 제주 VTS에 했다. 진도 VTS는 세월호가 이미 관할 수역에 진입했는데도 사실조차 파악 못했다.

죽도 등대는 사고 해역으로부터 8㎞ 거리에 있다. 맹골도에 딸린 죽도 최고봉 85m 높이에 죽도 등대가 위치한다. 사통팔달 곶에 위치한다. 죽도 등대는 국제항로에서 인정하는 유서 깊은 등대다. 죽도에서 배로 10분 거리가 병풍도다. 등대는 54.4㎞ 해역까지 불빛을 비추는 우수한 성능과 무선전신과 방향탐지기를 보유했다. 1개조 3명의 등대원은 평일과 주말 구분이 없이 교대로 근무했다. 이 등대는 2009년 갑자기 무인화 됐다.

독도등대(사진=섬문화연구소DB)

또 세월호 침몰 1년 전인 2013년 10월에 맹골죽도, 서거차리, 동거차리 1~2구 어촌계장들은 ‘맹골 죽도 등대 유인화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건의서를 정부에 보내며 유인 등대 전환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민박과 낚싯배를 운영하기에 누구보다 등대 중요성을 체감했다. 실제 크고 작은 조난사고가 잇따랐다. 유인등대 때 강용정 등대 직원은 “매일 1시간 단위로 해상 기상 상태 등을 체크해 기상청 등 유관기관에 보내는 것 외에도 제가 소형 어선이 침몰해 일가족을 구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세월호가 터진날, 섬사람들은 제일 먼저 30~40 척의 어선을 동원해 세월호 승객 구조에 나섰다. 주민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한 죽도 등대 무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해양수산부는 2014년 4월 30일자 보도자료를 내고 “죽도 등대에 상주직원이 있었다면 세월호 항로이탈 등을 감시할 수 있을 것은 등대의 기본적 기능, 해당 등대의 위치 등을 감안했을 때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관광객 유치 등 유인화 필요성으로 제시된 사유는 등대에서 수행할 수 없거나 등대 기능과 무관하다” 등의 다소 궁색한 변명들을 내놨다.

일본대지진도 현장 해상행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10m 높이의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마을 주민들은 어서 고지대로 피하세요.” 2011년 3월11일 규모 9의 초대형 지진이 강타한 해안가에서 결혼 8개월차 24세의 방재청의 엔도 미키는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초 주민들을 향해 다급한 방송을 계속 반복했다. 기상청 예보가 빗나갈 때마다 그녀는 현장의 파도 높이를 바로 잡아가며 쉴 새 없이 대피방송을 반복했다. 그러나 시커먼 바닷물이 시가지를 삼키고 방재청사 건물도 삼켰다. 그렇게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고 현장에서 주민을 구하며 희생했다. 그녀의 희생정신은 교과서에 ‘천사의 목소리’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등대문화유산 호미곶등대(사진=섬문화연구소DB)

등대는 안전사고 예방의 최일선의 해상 구조물이다. 등대를 관리하는 사람은 숭고한 희생정신의 상징이다. 등대원의 존재 이유는 해상 현장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수부는 2027년까지 유인 등대 11곳을 무인화 할 계획이다. 49기이던 유인 등대는 2027년에 절반 수준에 이른다. 2018년까지 옹진 목적도 등대 등 11곳의 유인 등대가 이미 무인화 됐고 2019년에 106년 된 제주 산지 등대, 113년 된 군산 말도 등대, 2021년 112년 된 여수 소리도 등대의 등대원들이 철수했다.

2022년에는 최북단의 강원 고성 대진 등대, 울릉도 등대가 무인화 됐고, 2023년에는 인천 선미도 등대, 이순신장군과 강강술래 등 해양문화 보고이자 목포항의 관문인 114년 전통의 목포구 등대, 2024년에는 104년 된 강릉 주문진 등대, 2025년에는 항일운동의 근거지였던 113년 된 완도 당사도 등대, 2026년에는 115년 된 태안 옹도 등대, 2027년에는 올해로 107년을 맞은 진도 가사도 등대가 무인 등대가 된다.

어느 때보다도 안전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등대 무인화는 2014년에 수립돼 2017년부터 가속화 됐다. 2018년 유인 등대는 49기에서 34기로 줄었고 대신 3288기 무인 등대는 2021년 5476기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등대원 120명 중 60명이 이미 등대를 떠났거나 퇴직을 준비 중이다.

등대지기는 국민들에게 애틋하고 평화로운 상징어이지만 묵묵히 헌신함에 반해 폄하의 의미가 크다는 현장 여론에 1988년 항로표지관리원으로 명칭이 공식화 됐다. 등대원들은 이 명칭 대신 ‘등대 직원’이라고 부른다. 등대에 근무하는 해양수산부 직원이라는 뜻이다. 인원조정이 희생양이 아닌 진정한 누군가에게 헌신하는 등대를 지키는 사람, 등대사랑의 전도사로 인정하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아닐까.

가거도항 여객선(사진=섬문화연구소DB)

지난 6월 5일 섬문화연구소와 해양생태계연구언론인회는 목포해양대에서 ‘등대 중요성과 등대원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었다. 발표자는 36년간 등대원으로 살아온 전 가거도 등대 강용정 소장. 그는 첫 등대원 생활을 무인도 칠발도에서 시작해 어룡도, 하조도, 맹골도, 죽도, 당사도, 가거도 등 외딴 섬지기로 세월을 보냈다. 죽도 등대원 시절에 침몰 어선을 구조했던 그는 “해상교통 안전에 필수적인 등대를 무인화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현장에서 숭고한 빛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후배 직원들에게 감사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 소장은 칠발도 등대원 시절에 축전지 폭발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다. 뒤늦게 목포로 나와 치료를 시도했지만 완쾌는 불가능했다. 당시 자료마저 없어 보상도 못받았다. 완도 어룡도 근무 때는 수은이 민간요법 치료용으로 알려져 등대의 수은을 도둑맞고 3개월 동안 사비를 메뀄다. 등대가 고장나 밤새 손으로 등대를 조정하며 불빛을 유지하기도 했다. 하조도 등대에서는 태풍으로 관사 지붕이 무너져 장남을 잃을 뻔 했다.

강 소장은 퇴임 전 등대원 권익보호를 위해 다도구우회 창립총회을 열었다. 그러나 해수부 윗선 반대와 압력에 막혔다. 다시 퇴직 등대 소장과 현직 소장 40여 명이 등대협회 창립총회가 열었지만 역시 윗선의 비협조와 재정문제에 봉착했다.

올 9월 2일 호미곶에 위치한 국립등대박물관에서 ‘세계의 등대와 세계등대유산 호미곶 등대’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박물관 앞에 우뚝선 호미곶등대는 국제항로표지협회가 아시아 최초로 2022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로 선정했다.

이날 세미나 발제로 나선 석영국 항로표지기술원 전 본부장은 “등대는 항로표지 고유 기능뿐 아니라 시대상과 건축 양식을 반영하는 문화유산으로써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호미곶 등대 각 층의 천장에는 대한제국 황실 상징인 오얏꽃 문양이 발견되고 1900년대 르네상스 양식과 철골을 사용하지 않고 붉은색 벽돌로만 지은 건물 중 가장 높고, 오래된 등대라는 것이다.

등명기를 손질하는 격렬비열도 등대소장(사진=섬문화연구소DB)

이러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의무이자 사명이다. 100년의 역사를 넘긴 등대에는 일제 강점기 시대상과 건축미, 식민시대를 극복한 등대와 우리 기술로 만든 오늘의 등대를 비교하는 역사체험의 현장이다.

국립등대박물관은 2017년부터는 ‘아름다운 등대’ 15곳을 시작으로 2019년 ‘역사가 있는 등대’ 15곳까지 등대스탬프여행을 실시 중이다. 항로표지기술원은 9년째 등대해설사 양성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등대에서는 매년 시인학교, 음악회, 전시회 등이 열린다. 해양문화공간으로 지정된 유인등대인 팔미도등대, 속초등대, 묵호등대, 영도등대, 간절곶등대, 울기등대, 오동도등대, 소매물도등대, 우도등대 등이다.

팔미도등대는 1903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 등대로 인천상륙작전을 펼쳤던 곳이다. 인천항 관문을 밝히고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40호이자 등대문화유산 제1호이다. 2009년 1월에 106년 만에 개방돼 등대에서는 매년 시낭송, 통기타 공연, 오카리나 연주, 백일장 등이 열린다.

우도등대는 제주도의 첫 등대로 1905년 일본 해군성 요청으로 강제로 세워졌다. 제주해협을 오가던 일본인들이 조난사고가 빈번해지자 한 달 공기를 단축해가며 등대 노동력을 착취하고 등대원 해고 사건, 우도 해녀 항일운동이 벌어졌던 곳이다.

최서남단 가거도 등대(사진=섬문화연구소DB)

우리 기술과 지역 특성을 스토리텔링으로 꾸민 조형등대도 있다. 통영에는 윤이상, 유치환, 유치, 박경리, 김상옥, 김춘수 등 문화예술인 고향인 점을 착안해 연필등대가 있다. 영덕 창포리 끝단에는 창포말등대가 있다.

등대는 영토수호의 상징이기도 하다. 독도 경비대 건물을 지나면 독도 정상에 독도 등대가 있다. 공무원 근무지로서의 실효적 지배 효과가 크다. 서해안 최서단의 격렬비열도는 서해의 독도라고 부른다. 3개 섬 중에서 북격렬비열도에 등대가 있다. 등대는 숨 쉬기도 곤란할 정도로 습도가 높다. 한때 중국인들이 섬을 매입하려하자 1995년 철수시킨 등대원 3명을 20년 만에 다시 등대로 파견했다.

통영 홍도 등대는 영해기점, 즉 국가주권과 관할권을 행사하는 기준점이다. 천연기념물 괭이갈매기 번식지이고 특정도서, 한려해상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이다. 울릉도 등대는 대화퇴어장과 울릉도 사람들이 입항할 때 첫 표지 역할을 했던 울릉도 랜드마크다. 초기 등대 설립 때 주민들이 울력 나와 함께 만들었다. 해양수산부 지방청의 한 항로표지과장은 “이런 역사적, 지리적 요충지의 등대를 지키지 않고 직원들을 철수시키는 광경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조선시대 공도정책 같다”고 씁쓸해 했다.

팔미도등대 해양문화캠프(사진=섬문화연구소DB)

등대는 바다 경계선을 표시하는 역할도 하기도 한다. 동해 최북단 저도 도등은 불을 밝혀 저도 어장의 북측 경계수역인 북위 38도 34분을 일직선으로 표시해 조업 중 조류, 바람에 의해 월선하지 않도록 이정표 역할을 한다. 37km 남북한 바다를 동시에 비추는 대진등대에서 원격 관리해왔는데 대진등대도 2021년 1월 48년 만에 무인 등대 신세가 됐다.

해수부 ‘유인등대 복합기능화 전략’ 보고서를 보면 추진배경, 추진전략, 기대효과 등으로 구분했는데 어느 대목에서도 무인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추진배경’에 “세계적으로 무인화 추세”이고 “등대활용 사례로 이탈리아 스빠티벤또등대(호텔 활용), 튀르키예 크즈쿨레시등대(레스토랑), 호주 바이런등대(해양박물관) 등” 3개 사진이 실을 후 “등대 숙소, 사무실 등 부대시설물은 지자체 또는 민간에 위임・위탁하여 미술관, 레스토랑 등 휴양공간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대책이다.

누가 정기 항로가 없거나 하루 배편이 1~2회인 외딴 섬 모퉁이 등대에 미술관, 레스토랑을 짓겠는가? 누가 그곳을 찾는단 말인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고 4면의 주변국과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인을 타고 났다. 등대를 호텔과 레스토랑 대용으로 사용하는 일보다 안보문제가 운명이고 숙명이고 사명인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더욱이 이런 예민한 문제 외에도 ‘지자체 또는 민간에 위임・위탁’ 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 논란은 불가피하다. 결국 등대 무인화는 해수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인한 셈이다.

등대 무인화 특집(데일리스포츠한국,2022년 11월 21일 12면)

‘유인등대 복합기능화 전략’ 기획안의 추진전략, 기대효과 부분에는 기존 ‘항로표지 기본계획’에 기술된 내용과 동일하다. 즉 무인화와 무관한 등대디지털화, 등대 해양문화공간 활성화 및 효과 등은 기존 업무보고서 내용이 무인화 효과로 둔갑한 것이다. ‘해양문화공간 활성화’를 말하면서 등대를 지키고 설명하는 인력을 철수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현장 경험이 전무한 고시 출신 과장이 무인화를 통해 구조조정만 생각한...그러면 상주 인원이 빠져 수당, 시설 예산 삭감 효과가 크다는...그야말로 탁상공론 보고서로 인해 후유증만 크고 현재 담당자들이 애를 먹고...비판여론은 다 감당하는 꼴”이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 “이 보고서가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았다면 장본인은 정기인사에서 승진했을 터인데 국장 승진에서 누락됐고 이후 다른 기관으로 떠났다”라고 전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소속 한 등대원은 “등명기조차 국산으로 바뀌는 기술발전과 등대박물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등대 중요성과 대중성이 한 차원 높아져 등대 직원들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무인화를 추진해 큰 좌절감, 배신감만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무인화는 등대를 천직으로 삼아 살아온 대부분 등대 직원들에게 오래도록 쌓인 체증에 더 무거운 돌을 얹히는 행태”라고 분개했다.

등대 무인화 특집(데일리스포츠한국, 2022년 11월 21일 13면)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소속의 한 등대원은 “결국 등대 무인화의 가시적 결과는 유인 등대 인력 감축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등대 직원들은 인력 감축 때마다 본청과 네트워크가 없어 당했다는 자괴감이 컸는데 이번에도 사람이 관리하는 유인 등대 문제가 아니라 결국 등대 직원 존치와 퇴출에 방점이 있었다”며 혀를 찼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문화유산과 인간의 마음은 한번 무너지면 쉽게, 오롯이 세우기 힘들다. 100년 전통의 등대가 갖는 상징성은 해양강국을 개척한 대한민국의 역사적 상징이고, 우리 바다의 내일을 열어가는 희망의 불빛이다. 지금이라도 그 불빛을 끄는 무인화 정책을 중단하고 항로표지 정책을 차근차근 체계적이고 발전적으로 점검해야 할 때다. 

글‧사진: 박상건(섬문화연구소장.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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