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

[기자수첩]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

  • 기자명 설재혁 기자
  • 입력 2022.06.30 09:19
  • 수정 2022.06.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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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거센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발사된 지 875초 만에 목표 궤도(700km)에서 성능검증위성을 분리했고, 945초에는 위성 모사체까지 분리해 비행의 전 과정을 순조롭게 완료했다.

이번 발사의 100% 성공 선언은 내달 5일 4개의 초소형 인공위성인 큐브위성을 안전하게 쏘아 내보내는 이른바, 사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누리호의 성능검증 위성 안에는 큐브위성 4개가 들어가 있다. 큐브위성 4기는 29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분리된다. 이번 사출을 통해 궤도에 안착한 큐브위성이 자세제어 등에 성공하면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발사체로 쏘아 올린 초소형위성을 통한 임무를 하는 시대가 열린다. 

큐브위성은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KAIST의 대학생들이 약 2년 동안 개발했다. 큐브위성들의 임무는 지구대기관측 GPS 전파엄폐 데이터 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다중밴드 지구 관측이다. 

아직 누리호가 갈 길은 멀다. 현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예정돼있는 3차 발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운용할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실린 3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우리가 만든 위성을 싣고, 우리 땅에서 직접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한국 우주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우주산업 시장이 1조 1000억 달러(약 12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우주개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국내에서도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 사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우주 전담 정부 조직은 없다.

우주 강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NASA와 같은 우주 전담 정부 조직이 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주항공업계에서도 정부가 민간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협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술 이전 등의 프로젝트를 제어할 수 있는 우주 전담 컨트롤타워를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한 국내 우주산업 구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누리호 2차 시험 발사로 우리나라는 지금 우주 개발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정부의 컨트롤 타워와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설재혁 기자 jaehyeok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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