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비싼 美휘발유값 미국인들 대경실색

한국보다 비싼 美휘발유값 미국인들 대경실색

  • 기자명 로창현 특파원
  • 입력 2022.06.14 11:56
  • 수정 2022.06.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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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비자물가 41년만에 최대폭 상승

[데일리스포츠한국 로창현 특파원] 미국 휘발유값이 한국보다 비싸다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급등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생필품들은 대부분 두 자릿수대로 올랐다. 식품과 휘발유 등 기름값, 월세 등 미국의 인플레 상승세는 전방위적이다. 에너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6% 치솟아 2005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휘발유는 48.7% 폭등했다. 6월 들어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 중반대이고 서부 캘리포니아는 7달러 전후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는 8달러 가격표를 내걸어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는 미국인들이 한번도 본적이 없는 갤런당 8달러 가격표를 내걸어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는 미국인들이 한번도 본적이 없는 갤런당 8달러 가격표를 내걸어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1갤런은 3.78리터다. 미국의 휘발유값을 원화로 환산하면 뉴욕(5.5달러)은 1리터당 1900원 정도이고, 캘리포니아(6.8달러)는 2300원이다. 14일 현재 한국의 휘발유 평균가격(2100원)을 고려하면 엇비슷한 수준이고 캘리포니아는 200원이나 비싸다.

이는 미국인들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공포의 가격이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수년전만 해도 한국의 30~40% 에 불과했고 1년전에도 절반 수준이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어렵고 먼 이동거리로 휘발유 소비량도 훨씬 많아 시민들이 느끼는 부담은 한국보다 두배 이상이다.

엄청난 인플레는 미국 운전자들의 차량 이용 등 운전 습관을 바꾸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의 44%가 휘발유값 부담 때문에 연료탱크의 일부만 채웠다고 응답했다. 또 운전자의 3분의 2는 휘발유 값을 절약하려고 마켓 등 식품점 방문 횟수를 줄였다고 답했다.

식료품과 전기값, 식당 음식의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식품가격은 지난 1년 간 11.9% 급등해 1979년 4월 이후 43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쇠고기 값과 닭고기 값은 연초에 비해 20~30% 상승했다. 전기료도 12.0%나 올랐다.

식당 음식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따라붙는 세금과 종업원 팁 부담까지 자연히 늘었다. 뉴욕의 정 모씨는 "전에는 팁까지 10달러에 가능했지만 지금은 주차비까지 내면 한 끼 20달러를 각오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일 미국의 최대 식료품 공급업체들과 식당들이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지난 봄 이후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유례없는 물가 급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식량 등 원자재 부족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의 여파에 따른 것이다. 또 전 세계적인 가뭄에 따라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자동차 이용횟수를 크게 줄이고 식료품 구입도 줄이는 등 절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연합뉴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자동차 이용횟수를 크게 줄이고 식료품 구입도 줄이는 등 절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연합뉴스)

 

물가 폭등이 올 11월 중간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속에 정치권에서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은 최근 CNN에 출연, "인플레이션이 문제다. 우리는 그것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ABC뉴스에서 "이것이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진짜 도전이다. 가족들이 그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공감했다.

인플레이션이 곧 해소될 "일시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경제에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이 있었고 이로 인해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상승했으며, 공급 병목현상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ABC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0%가 11월 중간투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고, 74%는 갤런당 5달러대의 휘발유 가격이 관건이라고 답했다.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매일 일어나서 매일 밤 잠자리에 들면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대통령을 옹호했다.

라이몬도 상무장관은 "현실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우리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야기된 공급망 문제들이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식량과 가스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코로나 공급망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책임을 돌렸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인플레이션이 장기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큰 폭의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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