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는 멀티를 좋아해

벤투는 멀티를 좋아해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9.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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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는 10월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4차전에 나설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사진=오는 10월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4차전에 나설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벤투 감독은 멀티 자원을 좋아한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에서도 그의 멀티 자원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에 이강인은 포함되지 않는 눈치다.

최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로 둥지를 옮긴 이강인은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리며 주전 멤버로 발돋움하고 있다. 강호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는 등 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 중이다. 

좋은 폼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27일 발표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설 한국 축구대표팀 명단에는 이강인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3월 일본과의 평가전 이후 3번 연속 탈락이다. 당시 제로톱 포메이션에서 '가짜 9번' 임무를 수행했던 이강인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 미발탁에 대해 "레알 마드리드와 오사수나 상대로 좋은 활약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 또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즉, 선택지가 많았다는 말이다.

이어 "몇몇 선수는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았지만, 멀티 자원이기에 선택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력이 떨어졌더라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포함시켰다는 것. 바꿔 말하면 이강인의 경우 벤투 감독이 원하는 만큼 멀티 수행이 안된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꾸준히 밝혀왔다. 이번 대표팀에서 이강인과 포지션이 겹치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은 이동경과 이재성, 권창훈이다. 이동경과 이재성은 상황에 따라 3선에 배치될 수도 있고, 권창훈은 측면 공격수로 뛸 수 있다. 중앙 미드필더인 황인범 역시 2선 소화가 가능하다.

비단 이강인뿐 아니라 다른 포지션 역시 마찬가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이 황의조와 조규성 두 명뿐인 것에 대해서도 "손흥민과 황희찬, 나상호 등 미드필더로 분류된 자원들 역시 스트라이커 활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한 벤투 감독이다. 전 포지션에 걸쳐 멀티 능력을 갖춘 자원을 선발하고 있다.

이강인은 킥 능력이 좋고 패싱 센스와 넓은 시야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주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현대 축구에서는 공격수들도 수비 가담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기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수비력 역시 이강인을 제한적인 포지션에서 기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결국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불린 이강인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나아가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쳐도, 감독이 부르지 않으면 태극마크는 허락되지 않는다.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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