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 외치는 신한금융그룹…라임사태는 ‘뒷전’

‘고객중심’ 외치는 신한금융그룹…라임사태는 ‘뒷전’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특별취재팀
  • 입력 2020.11.30 06:08
  • 수정 2020.11.30 06:09
  • 6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자들, 사모펀드 사태 논란의 중심 신한의 모순행태 질타

[데일리스포츠한국 특별취재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7월 27일부터 3일간 진행된 신한경영포럼에서 ‘신한 100년의 미래’를 아젠더로 제시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한의 창립정신과 고객중심의 원칙”을 경영비전으로 강조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금융사건이라고 불리는 사모펀드 사태와 채용비리 등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신한금융의 “강력한 회복탄력성”을 강조하자 라임사태와 궤적이 상반되고 논리적 큰 모순이라는 지적이었다.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지난해 10월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설정금액은 약 1조7000억 원. 신한금융그룹은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한 사무실에 상주하며 메트릭스체계로 영업활동 하는 신한PWM(복합점포) 시스템으로 여기서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규모는 6000억원에 이른다. 펀드 부실을 알고도 신한금융투자는 3248억원을, 신한은행은 2712억원을 판매해 부실을 돌려막았다.

문제가 발생한 독일헤리티지 펀드 4000억(신한금투), 젠투펀드 4200억(신한금투), 아름드리펀드 450억(신한은행), 교보 로얄클래스글래벌M펀드105억(신한은행) 등을 판매해 고객들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가장 많은 금액을 판매한 금융사였는데 상품판매 과정에서 온갖 거짓말로 고객을 회유했고, 문제가 발생하자 보상은 커녕 법리논쟁과 금융사 임직원 자리보존에만 집착하면서 사회적, 국가적으로 파장만 더 키웠다는 비판이다.

고객 속여 상품 판매하고 피해자들 피눈물은 수수방관

피해 고객들은 “신한 PWM은 상품을 판매할 때 고객들을 VIP 대접하며 자가용을 직접 보내는 등 마치 특정고객을 위해 어렵게 준비한 상품처럼 포장하여 펀드에 설정하도록 유도했다.”면서 “PB들은 수익률이나 투자위험성 등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으며 투자자성향을 임의로 기재하고 핵심정보를 허위로 설명하는 등 고객들을 기망하여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가입시켰다.”라고 털어놨다.

피해자연대의 보상 촉구시위 장면
피해자연대의 보상 촉구시위 장면

한 피해자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보상으로 받은 6억원을 몽땅 날리게 되었다고 울먹였다. 그는 가입당시에 서류에 서명한 기억이 없고 중국 주소 부분의 필체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면서 신한PWM의 행각을 제보했다. 신한PWM 암센터지점 모 PB는 지난해 7월 23일 가입 당시 중국에 잠시 거주했던 피해자를 공항까지 픽업 나갔고, 일산지점 담당PB는 곧바로 인감이 든 통장을 받아가면서 “보험에 가입돼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것 외에 특별한 설명도, 작성 과정도 없이 30분 만에 가입처리가 완료됐다고 전했다. 이날은 지난해 7월 22일 한 경제신문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돌려막기’ 의혹 기사를 최초 보도한 지 하루가 지난 시점이다.

판매 PB는 이 모씨의 배우자인 장애인 강 모씨와의 관계나 동의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강 모씨의 통장에서 6억원을 인출해 이 모씨 명의로 펀드에 가입시켰다. 투자자성향분석표의 체크상태는 이 모씨가 아니라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엉터리였다. 남편이 사지마비 장애인으로 절박한 생계비를 투자금으로 운용토록 성향을 허위 조작했음이 자명했다는 것. 지난 23일 이 모씨 부부는 이 일로 신한PWM 일산지점에 항의 방문했지만 담당자들은 “더 이상 응대를 할 수 없으니 억울하고 못마땅한 부분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 조사하든가 소송을 하든가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피해자 이 모씨는 “가입 당시는 매우 그토록 간절하게 가입시키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문제가 터지니 나몰라 식의 은행 수법과 응대 회피 자세는 분명 우리를 속인 사기판매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피해 고객들은 “원금손실이 발생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과 “원리금 100%가 보험에 가입된 상품이라서 라임이 망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PB들의 호언장담으로 상품에 가입했고 투자원금의 1%(수익 이자4% 중 25%)의 선취수수료로 지급했는데 판매 후 고객보호 의무는 추호도 이행하지 않고 법적 처벌을 면하는데 혈안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7월 금감원 분조위에서 2018년 11월 17일 이후 판매한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민법 109조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를 적용해 전액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지난 9일과 1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관계자들은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신한금융투자가 상품을 기획한 OEM”라고 증언했다. 피해고객들은 신한 PWM에서 판매한 라임 CI펀드도 분조위에서 전액배상을 결정한 펀드와 형태가 동일한 사모펀드이고 사기판매 상품이라며 계약취소와 원리금 전액반환을 공통적으로 일관되게 주장했다. 동일 회사에서 판매한 동일한 상품을 어떤 이유로 하루 빨리 취소결정을 하지 않았는지가 여전히 큰 의문이다. 그런 사이 보상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피해고객들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용병 회장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CEO 특강에서 “신한의 창립정신과 고객중심의 원칙”을 강조했다. 일선 신한PWM은 고객을 속여 상품을 판매하고 이를 발판으로 승진과 성과급을 챙겼다.

피해자들은 “판매 후 관리감독의 수준은 구멍가게 같고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데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무슨 고객중심 은행이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왕미화 WM그룹장(신한금융투자 부사장과 신한은행 부행장을 겸직) 등 주요 임원들의 고객무시, 나몰라 보상행태로 일관하며 그 자리에 있는 모습에 경악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 장애인 피해고객이 신한은행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면
한 장애인 피해고객이 신한은행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면

이들 피해자들은 여러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원신한’의 핵심가치는 고객중심이라던 조용병 회장이 피해회복 노력 대신 외부 강연에서 이를 강조하는 모습에 더욱 분개했다. 왕미화 WM그룹장 역시 자산관리부문의 총괄책임자로써 라임 자산운용의 부실을 인지했던 시점에라도 상품판매 중단과 환매결정 요청을 신속히 취했어야 했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오히려 계속 판매에 열을 올린 행태에 혀를 내둘렀다.

라임 CI펀드에 가입한 피해자들은 라임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된 후에도 해당 펀드의 판매를 조직적으로 독려하고 펀드규모 쪼개기(1호-13호)를 통해 판매를 지속했다는 것은 엄연한 자본시장법상 위반에 해당하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이런 행각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피해자연대는 “상품에 가입시킬 때 온갖 회유와 아첨으로 고객을 끌어 들린 신한금융그룹과 신한PWM관계자들이 추운 겨울거리에서 생존권을 부르짖는 대도 무시와 방관으로 일관하는데 분노한다”면서 “ 조용병 회장, 진옥동 은행장의 자택과 신한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연일 시위를 이어가며 끝까지 보상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연대는 또 라임사태가 사회적, 국가적으로 파장이 확산되는데 피해 조사와 구제 대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감독기관과 수사기관의 지지부진한 과정을 지적한 것이다.

피해자연대는 지난 19일 한 은행이 사모펀드 판매 재개를 발표해 또 다른 피해가 발생될 우려가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 대표적인 피해사례가 바로 자신들이라면서 고객을 볼모로 법 뒤에 숨어 거액 수임료로 대형로펌에 의지하며 침묵으로 일관한 신한금융그룹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특별취재팀 admin@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