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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의 관풍(觀風)> 한국판‘지역균형뉴딜’이 지역불균형 과제 해결해줄까

기사승인 2020.10.29  10: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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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의 광역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에 7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을 대상으로 돈을 쏟아붓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방에 기대 안겨준 ‘75조 지역투자’ 정책

홍남기 부총리는 발표장에서 지역 뉴딜을 “지역을 새롭게,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지역균형뉴딜’이라고도 불렀다. 지자체가 지역균형뉴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재정을 지원하며, 지방채 초과 발행도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역균형뉴딜과 연계한 투자사업에는 사전타당성 검토도 면제해준단다. 과거에 찾아보기 힘든 ‘친(親)지방정책’이다. 홍 부총리는 이렇게 되면 “‘한국판 뉴딜’과 ‘지역균형뉴딜’이 대한민국의 경제·사회와 지역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했다. 대단히 의욕적이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7월 14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극심한 경제침체상태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핵심 내용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세 개 분야에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하여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발표한 ‘지역균형뉴딜’도 ‘한국판 뉴딜’과 연결하여 진행되는데 136개가 시행된다.

“한국판 뉴딜, 지역 바꿔놓을 것” 믿어도 되나?

정부가 이처럼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어 경기를 부양하려는 사업의 모델은 미국의 뉴딜정책이다. 미국의 뉴딜정책은 1933년부터 1939년까지 미국에서 전개된 다양한 정책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단순한 토목사업 확대나 실업자 구제책만 있었던 게 아니다. 미국의 경제정책을 통째로 바꾸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여 미국 뉴딜정책의 핵심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929년 10월 24일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주식값이 대폭락하면서 세계적인 대공황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을 거치면서 생산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미국의 농민이나 임금 노동자들의 구매력은 늘어나지 않아 과잉생산으로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비롯됐다. 1933년 대통령에 취임한 프랭클린 D. 루즈벨트는 구제·부흥·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보적인 학자와 전문가(brain trust)를 기용하여 긴급은행법, 관리통화법(금본위제 폐지), 농업조정법, 전국산업부흥법 (노동자 권익보호 포함),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와 자원보존봉사단·연방임시구제국 설립 등 새로운 법과 제도를 도입하였다.
그의 정책은 보수주의자들에게는 너무 사회주의쪽으로 기울었다는 평을, 진보주의자들로부터는 빈민 대중의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37년에 또다시 2차 공황이 발생하자 공정노동기준법과 사회보장법 시행 등 2차 뉴딜정책(1938~1939년)을 폈다.
미국의 뉴딜정책은 크게 보았을 때 전통적인 자유방임주의를 포기하고 정부 통제를 강화했으며, J.M. 케인스의 경제학을 받아들여 미국 자본주의를 수정하게 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1936년 대통령으로 재선한 루스벨트가 “부유한 사람들을 더욱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의 기준이다”라고 주장하여 뉴딜의 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7년여의 장기간에 걸친 뉴딜은 단순한 경제정책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 전체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 뉴딜은 노동개선·사회복지대책 가져왔는데 우리는?

미국의 뉴딜을 벤치마킹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보자. 자금을 대규모로 풀어 경기회복과 일자리 유지에 노력한 점. 관련법을 서둘러 제·개정하여 시행한 점 등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루즈벨트는 뉴딜정책이 끝날 때까지 대통령으로서 정책을 유지(1933~1945) 해 미국의 체질을 바꾸는데 성공했지만, 문 대통령은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아 이들 중·장기적 대규모 투자가 중단되지나 않을지 의문이다. 루즈벨트는 자원보존봉사단·연방임시구제국 등을 통해 젊은층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복지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 청년고용문제가 만족스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시스템도 완비하지 못했다. 루즈벨트는 당면한 대공황문제 해결에 주력하였지만 우리 정부는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미래에 대비한 정책에 치중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어 집중화가 가능할지 의심이다.
지역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균형뉴딜’을 내세웠지만 총 투자액 160조원 가운데 75조원 가지고 경제·사회·문화·복지 면에서 선진 수도권에 얼마나 접근할는지 의문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19에 대해 방역면에서 성공하고 있고, 경제상황도 국내에서는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국제적인 경제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 ‘금모으기’나 ‘코로나19 극복’에서 보여준 국민정신도 있어 국난(國難)을 극복해 나갈 준비는 되어 있다.  
그러나 50여년간의 잘못된 정책으로 심각해진 지역불균형 현상을 한국판 뉴딜로 2025년까지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는 미지수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군이 소멸지역으로 낙인 찍혀 있는 형편에서 ‘하는 척’하는 정책으론 안된다. ‘지방이 살아야 수도권도 산다’는 진심을 가지고 정책을 펴야 한다.

문대통령 “가난한 국민·계층·지역 위한 정책” 분명히 밝혀야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지역균형뉴딜’정책은 가뭄에 내린 단비격이긴 하다. 정부는 이 단비를 계기로 지방이 열정을 가지고 불균형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계속 적극적으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판 뉴딜은 부유한 사람들을 더욱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 계층, 지역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선포해야 한다.

김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김성 ysk@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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