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그라운드와 작별' 이동국, "축구 인생 마지막, 해피엔딩으로"

'정들었던 그라운드와 작별' 이동국, "축구 인생 마지막, 해피엔딩으로"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0.10.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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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라이언킹' 이동국이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모두가 해피엔딩이라 말할 정도로 성공적인 축구 인생을 보냈다.

전북 현대 이동국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현역 은퇴 사실을 알린 이동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 생활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이동국은 "은퇴를 결심하니 서운하면서도 제2의 삶에 기대감도 생긴다. 많은 분들이 은퇴를 만류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지금, 떠나는 것이 맞다고 여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분이 부상 때문에 그만둔다고 짐작하시겠지만, 몸 상태는 아주 좋다. 몸이 아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정신이 나약해진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그야말로 한국 축구의 산증인이다. 지난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이후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전북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리그 최다인 228골(77도움)을 기록했다. 전북 유니폼을 입은 후에는 K리그 우승 7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함께 했다. 국가대표로도 업적을 남겼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고 33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총 844경기를 뛰면서 344골을 터뜨렸다. 두 부문 모두 한국 선수 중 최고 기록이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은퇴하기 전까지는 현역 선수기 때문에 기록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은퇴를 결정하니 느낌이 다르더라.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844경기를 뛴 것이 애착이 간다. 한 선수가 800경기 이상 뛸 수 있다는 것은 10년 이상 꾸준하게 뛰었다는 증거다. 후배들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에 놓여진 공들도 내 기록을 상징하는데 전북 한 팀에서만 200골을 넣었던 순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늘 우승과 함께했던 이동국은 은퇴를 앞둔 올 시즌에도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한다. 전북은 승점 3점차로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는 11월 1일 대구FC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컵을 품에 안는다. 이동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멋진 일. 이것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나의 마지막 축구 인생"이라고 희망을 보였다. 

축구 선수 이동국은 떠나지만 그의 등번호인 '20번'은 후배들을 위해 남긴다. 이동국은 영구결번 대신 20번을 달고 뛰는 선수가 전북을 상쟁하는 선수가 대길 바라고 있다. 이동국은 "나도 포항에서 홍명보 선배가 쓰던 등번호를 물려 받았다. 전북 선수들 중에선 최보경이 욕심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보경이 달면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알아서 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웃음). 전북에서 유스로 성장하거나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물려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담담하게 임했던 이동국이지만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렸다. 이동국은 "어젯밤 늦게까지 부모님과 대화를 나웠다. 아버님도 이제 '축구선수 아버지에서 은퇴한다'고 하시더라. 그 순간 가슴이 울렸다. 부모님이 정말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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