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어, 인공종자 생산 ‘첫 단추’ 순조

대문어, 인공종자 생산 ‘첫 단추’ 순조

  • 기자명 한민정 기자
  • 입력 2020.06.0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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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생활 단계서 23mm 키우는 데 성공

[데일리스포츠한국 한민정 기자]

강원도 고성군의 한 어민이 저도에서 잡은 대문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의 한 어민이 저도에서 잡은 대문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최완현)은 대문어로부터 알을 받아 부화시킨 후, 국내 최초로 바닥생활 단계인 부화 후 99일, 전장 약 23mm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동해 특산품으로 잘 알려진 대문어는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으며, 다른 문어들과 달리 짙은 적색을 띤다. 대문어는 보통 30∼50㎏, 최대 약 270㎏까지 성장하는 대형문어로 1㎏당 4만원~6만원 사이에 거래되는데, 최근 1kg 이하 작은 개체의 남획으로 급격하게 자원이 감소함에 따라 양식기술을 개발해달라는 어업인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다.

대문어 인공종자 생산기술은 개발의 난이도가 높아, 전 세계적으로도 성공 사례가 매우 드물다. 현재까지 1973년 일본)과 1986년 미국이 각 1마리씩 생산하는 데 그칠 만큼 힘들어 이후 양식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바닥생활 단계에서의 다양한 시도와 관찰만이 보고된 바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지난 2018년부터 동해안 어업인들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대문어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건강한 유생을 얻기 위한 철저한 어미 관리, 사육 시스템 개선, 유생 먹이 다양화 등 체계적인 시도 끝에 이번에 부유유생 단계를 넘어 바닥생활 단계까지 사육하는 데 성공했다.

대문어 어미는 알을 낳은 후 6∼7개월간 먹이도 먹지 않으며 알을 보살피는 모성애가 대단한 생물로 알이 부화하면 생을 마감하기 때문에 동해수산연구소는 어미 개체를 확보한 이후부터 철저한 영양보충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산란된 알이 원활하게 부화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또한, 어두운 사육환경 등 자연의 산란장과 최대한 비슷한 사육시스템을 조성하여 생태환경 변화로 인한 폐사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으며, 예비연구를 통해 대문어가 선호할 만한 2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먹이를 시도하여 부유유생의 바닥생활 적응을 도왔다.

알에서 부화한 유생은 물속을 떠다니는 부유생활을 하다가 바닥으로 내려가는 생활사를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바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죽기 때문에 이 고비를 넘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인공종자 생산의 핵심이다.

이번 연구에서 바닥생활 단계까지 갔던 대문어 유생은 아쉽게도 어린 대문어로 자라지 못하고 99일째에 폐사하였으나, 시행착오를 거쳐 바닥생활 단계까지 키울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한 것은 인공종자 생산을 위한 첫 실마리를 푼 것으로 평가된다.

엄선희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장은 “대문어 인공종자 생산 연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얻은 만큼, 이를 발판삼아 대문어 수산자원의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어는 지역에 따라 대문어, 대팔초어, 물낙지 등으로 불린다. 문어는 타우린이 풍부해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피를 맑게 해 혈관에 탄력을 준다.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주어 피로 해소에 좋으며, 심장병과 당뇨 등을 예방해준다. 눈 건강에 좋고 단백질이 풍부한 다이어트 식품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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