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염원 담았기에' 더욱 아쉬웠던 부천의 제주전 패배

'팬들의 염원 담았기에' 더욱 아쉬웠던 부천의 제주전 패배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0.05.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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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정서 기자)
(사진=최정서 기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팬들과 함께 뛴 부천이 제주와의 사상 첫 맞대결에서 패배했다.

부천FC1995는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부천은 3연승 뒤 첫 패배를 기록했다. 

팬들이 오랫 동안 기다렸던 경기였다. 두 팀의 역사는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가 그해 2월 돌연 제주로 연고 이전을 했다. 지역 연고 팀의 갑작스러운 이전에 부천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하루 아침에 응원하는 팀이 떠나며 팬들은 모기업 SK 본사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부천시와 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2007년 12월 시민구단을 창단했고 2008년 K3리그에 참가, 프로 진입 의지를 다졌다. 2013년 프로팀으로 거듭나며 K리그2(당시 K리그 챌린지)로 향했다. 창단 당시부터 부천 팬들은 제주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지껏 리그가 달라 매치업이 성사되지 않았다. FA컵에서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다 제주가 지난해 K리그1 최하위에 머물면서 K리그2로 강등, 두 팀의 맞대결이 이날 처음으로 성사됐다. 

연고 이전 매치로 불리는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부천 팬들이 염원을 담은 응원가와 현수막이 경기장을 감쌌다. 부천은 팬들과 함께 녹음한 응원 소리를 처음 선보이는 등 제주전에 많은 준비를 했다. 팬들이 직접 적은 현수막도 경기장이 결렸다. '5228일 동안 지켜온 우리의 긍지 새롭게 새겨지는 우리의 역사', '060202 071201 200526(연고 이전과 재창단을 뜻하는 날짜)'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통해 부천의 승리를 염원했다.

팬들의 바람을 등에 업고 나섰기 때문일까. 부천 선수들의 투쟁심은 대단했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특유의 조직적인 움직임도 돋보였다. 제주가 중원에서 짧은 패스를 통해 부천의 수비를 깨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자, 유기적인 움직임을 기반으로 이를 차단했다. 공격에서도 약속된 패턴을 이어갔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제주의 공세에 밀렸다. 제주는 오랜 시간 동안 부천의 골문을 두드리며 주도권을 유지했다. 후반 한 때 비까지 내리면서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했고 부천의 아쉬운 실수도 이어졌다. 부천은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다. 

헛심 공방이 이어지던 와중에 아쉬운 결승골을 내줬다. 주민규에게 헤더를 허용했다. 부천은 남은 시간 제주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다.

팬들의 염원을 담아 나선 경기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부천=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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