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상 기자의 톡톡톡]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1부 투어에만 집중 지원?

[김백상 기자의 톡톡톡]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1부 투어에만 집중 지원?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20.05.12 14:18
  • 수정 2020.05.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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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ㆍ점프투어 등 하부 투어와 챔피언스 투어 등 똑같이 어려운 처지...지원은 1부 투어와 비교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야구(5일), 축구(8일)에 이어 여자골프가 국내 개막을 시작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LPGA, 이하 협회)는 이번 KLPGA 챔피언십에 30억 원이라는 전무한 총상금을 내걸고 골프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금액뿐 아니라 출전선수도 해외투어 포함 150명에 달한다. 

작년 KLPGA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진
작년 KLPGA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진

이 대회는 당초 총상금 23억 원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으로 개최를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존 예정된 대회 중 취소된 대회의 상금 61억 원을 보전하고, 선수들에게 더 많은 상금을 지원하고자 총상금을 7억 원 증액하기로 결정, 총상금 30억 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대회 규모와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큰 화제를 모았다. 미국, 일본 등 해외 투어에서 큰 인기를 끌고있는 국내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세영, 박성현, 김효주, 이정은6, 이보미, 안선주, 배선우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출전을 알렸다. 

국내파 선수들도 화려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여자골프.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을 필두로 장하나, 이다연, 임희정, 조아연 등 우승 후보로 전혀 손색없는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런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한 골프 선수들을 돕자는 의미가 내포됐다.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거창한 부제도 달았다.

큰 상금을 내건 대회니만큼 대회 운영 방식도 이전과는 차이가 많다. MDF(Made cut, Did not Finish) 방식을 채택, 출전 선수 전원이 컷을 통과하지만 대회를 마치진 않는다는 의미다. 

PGA 투어 일부대회에서도 적용되는 이 방식은 1, 2라운드까지 36홀의 성적을 토대로 성적순으로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만이 본선에 진출하며, 상금은 본선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이번 KLPGA 선수권은 1, 2라운드 성적에 따라 공동 102위까지 3라운드에 진출하고, 3라운드 결과 공동 70위까지가 최종 라운드에 나간다. 그렇더라도 공동 102위 밖으로 밀린 선수 전원에게 상금은 지급된다. 

우승 상금은 2억 2000만 원이지만 이 대회 꼴찌도 6백만 원이 넘는 상금을 받는다. 이는 이전 일반대회 40위 정도 해당하는 금액이다. 모든 선수에게 골고루 상금이 배분되기에 우승 상금은 상대적으로 적다.

KLPGA가 이번 대회에 MDF 방식을 적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에 투어가 중단되며 주된 수입원이 없어진 선수들을 위해서다. 

오는 14일부터 나흘간 KLPGA챔피언십이 열리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이 코로나 방역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 나흘간 KLPGA챔피언십이 열리는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이 코로나 방역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생계 걱정을 하는 2부, 3부, 챔피언스 투어 상황은 어떨까?

1부 투어 선수들은 여러 스폰서로 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물론 모든 1부 투어 선수들은 아니지만 적어도 드림투어, 점프투어 선수들보단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는건 사실이다. 

2, 3부 투어 선수들은 대회 출전 경비도 부담되는게 현실이다. 1부 투어를 졸업한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 상황도 별반 다를게 없다. KLPGA 1부 투어 일부 대회는 스폰서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에게 경비를 보전해준 경우도 있다.

또한 대회 수와 상금 규모도 1부 투어와 하부 투어는 비교가 않된다. 그렇다보니 생활면에서 1부 투어 선수들이 여유 있다고 생각하는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집이 원래 부자인 사람들은 예외겠지만 처한 상황만을 두고 비교하자면 1부 투어와 하부 투어는 비교가 안된다.

KLPGA 투어 2부 투어격인 드림투어는 올해 21개 대회 스케쥴을 발표했다. 24억4000천만 원이 21개 대회에 걸린 총상금이다. 총상금이 1억원 대회가 주를 이루고, 2억 원 대회가 3개 있다. 1부 투어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상금 규모 수준이 바로 아래 2부 투어 한 개 대회 총상금 수준이다.

3부 투어격인 점프투어는 더 열악하다. 올해 16개 대회가 예정되있다. 각 대회당 총 상금은 3000만 원이다. 모두 더하면 올시즌 총 상금이 4억8000만 원에 불과하다.  

챔피언스 투어도 12개 대회에 그치고 단일 대회 총상금 역시 1억 원 수준이다.  

이번 KLPGA 챔피언십은 국내 개막전이다. 골프를 기다린 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그래서 협회는 개최전부터 여러 고민을 해왔다. 메인 스폰서가 대회를 취소하자 협회는 발빠르게 비축한 자금(?)으로 대회 유치를 발표하고, 이후 주변의 도움으로 지금 규모 대회가 최종 결정됐다.

(이상 사진 = KLPGA 제공)
(이상 사진 = KLPGA 제공)

기자는 KLPGA 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하부 투어 지원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듣진 못했다. 

KLPGA 담당자는 "다른 준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여러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거 같지만 지금 당장 알고 있지 않다. 확인하고 알려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들리는 얘기는 협회의 설명과 달랐다.

골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 3부 투어 선수들과 시니어 투어 선수들이 이번 상황을 두고 큰 소외감을 느낀다고 했다"면서 "자신들도 똑같이 연회비를 내는데 우리는 회원아니냐며 원성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협회는 국내 개막전을 앞두고 12일 전세계로 뻗어 나가는 KLPGA의 자신감과 국제 무대에서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신규 BI도 야심차게 발표했다.

KLPGA 투어가 지금처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건 1부 투어와 하부 투어의 유기적인 투어 운영이다. KLPGA 투어를 화수분이라고 표현하는게 자연스럽다. 국내에서 성공한 스타 선수들이 매년 해외로 진출해도 또다시 새로운 루키 선수가 뒤를 이어왔다.

협회는 1부 투어와 함께 하부 투어 지원에도 관심을 갖길 바란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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