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대한민국농구협회, '예산 부족' 핑계로 언제까지 모른 체 할 것인가

'묵묵부답' 대한민국농구협회, '예산 부족' 핑계로 언제까지 모른 체 할 것인가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0.02.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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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예산 부족.'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대표팀 지원에 대한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다. 농구협회가 지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한 가지다. 

대한민국농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 남녀 농구 국가대표팀이 크고 작은 대회를 다녀올 때마다 항상 지원 부족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최근 대한민국 농구 팬들의 분노는 엄청나다. 언론들의 관심도 뜨겁다. 그동안 쌓아왔던 울분을 토해내듯 매일같이 농구협회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발단은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돌아온 박지수의 말이었다. 지난 11일 박지수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은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뭐가 됐든 다들 아시는 부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딱히 할 말은 없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서 뛰는 게 좀 많이, 창피하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허훈의 SNS의 게시글이 팬들의 분노를 더욱 일으켰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2021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 참가를 위해 강화 훈련에 소집됐다. 허훈은 SNS에 진천선수촌으로 향하는 버스 사진을 올렸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25인승 버스를 제공했다. 25인승 버스를 개조한 16인승 리무진 버스라고 하지만 2m에 육박하는 농구선수들이 타기엔 터무니없이 작다. 일부 선수들은 앞좌석에 다리가 닿은 채 진천으로 향했다. 

한국 농구의 미래이자, 기대주들이 공개적으로 대표팀의 지원의 아쉬움을 드러내자,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박지수와 허훈의 작심발언으로 불거진 대표팀의 지원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은 하나같이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단순히 수당이 적다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은 농구협회에 돈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서 큰 불만이 없다.

선수들은 그보다 기본적인 지원을 얘기하고 있다. 대표팀을 주관하는 협회가 '당연히' 제공해야 할 것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습복과 같은 기본적인 부분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연습복 여벌 부족은 당연히 있는 일이었고 곰팡이가 핀 연습복을 받기도 했다. 그때마다 협회는 묵묵부답이었다. 

여기에 국제대회에 나서기 전 치러지는 평가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구 월드컵에 나갔던 남자 대표팀은 운 좋게 4개국 국제농구대회를 가졌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농구 월드컵이 중국에서 열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가들 초대가 유리했다. 만약, 농구 월드컵이 아시아 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렸다면 평가전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장담이 없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더 열악했다. WKBL 6개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연합팀을 구성해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경쟁할 선수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큰 무대에 앞서 사전에 경험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4개국 친선대회를 치른 남자 대표팀이 한 목소리로 "좋은 경험을 하고 농구 월드컵으로 간다"고 할 정도로 선수들이 느끼는 바는 컸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이런 준비를 당연히 해야하는 존재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는 없다.

자 대표팀의 올림픽 최종 예선이 끝나고 이문규 감독이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감독의 전술적 능력 부재에 따른 비난은 당연하다. 하지만 농구협회는 이번에도 뒷짐만 지고 있다. 이문규 감독을 총알받이로 내세운 채 정작 문제의 근본인 농구협회는 방관하고 있다. 농구협회는 18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해 이문규 감독의 재신임을 논의한다고만 할 뿐 이외의 행동은 없다.

또 다시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협회가 가지고 있다. 언제까지 농구 팬들의 외침을 외면만 할 수는 없다. 협회의 어른들이 제발 귀를 귀울여야 할 때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농구 팬들의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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