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장로 일가의 내력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장로 일가의 내력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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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장로 댁에서 그의 손녀딸로부터 그 때 지금 헐어내고 있는 교회당의 내력을 듣게 되었다.

그 교회당은 일차적인 신도의 확보도 없이, 장로의 선친께서 사재로 먼저 지어 놓고, 그런 뒤 목사를 모셔 전도하기 시작했었으나 뜻대로 되질 못했다.

장로가 사는 곳은 타 종단의 승려들이 은둔처를 찾거나, 스스로 파계 환속한 사람들이 모여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 이 곳은 무신앙과도 살지를 못하지만, 어떤 종교와도 또 살지를 못하는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장로의 부친은 그동안 외지를 떠돌다가 방황하는 영혼을 안온히 감싸줄 기독교적인 구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는 마을에 기독교적인 복음을 전파하려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의 선친과 조부는 늘 물과 기름처럼 서로 뭔지 맞지 않은 점이 있었는데, 장로의 부친 눈에는 장로의 조부가 오늘날 이만한 살림을 꾸려낸 것이 부당한 착취로만 여겨졌다.

이를 못 마땅히 여겼던 그는 대처로 훌쩍 떠났다가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돌아오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이 때문에 읍장이란 직함은 조부에게서 손자에게로 건너 뛴 셈이 되었다.

그 후, 장로의 선친은 장로의 나이 마흔 다섯이 되던 해에 스물다섯인가 된 아주 앳된 목사 하나와, 이십 전후밖에 안 보이는, 아주 가냘프게 생긴 여전도사 한 분을 대동하고 다시 나타났다. 장로는 선친의 임종 때야 비로소 그 앳된 목사가 바로 자기의 이복동생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열아홉 해 전 어느 날, 앳된 목사와 여전도사가 결혼도 않고 아이를 갖게 되자 장로의 선친은 하나님의 사업을 하는 여자가 정결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그녀에게 “얼만큼의 재물을 쥐어주어” 다른 고을로 떠나보냈다.

장로의 선친이 살아 있을 무렵엔 신앙이 있든 없든 간에 부리던 머슴이라든지 소작인, 심지어 머슴들의 사돈네들까지 참석했던 (기독교식) 집회가 거의 해체되어 지금은 장로와 손녀딸 외에 한 칠팔 명 정도만 남은 상태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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