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한국의 압승, 중국과 쇼트트랙 전쟁서 앞선 이유는

[평창올림픽] 한국의 압승, 중국과 쇼트트랙 전쟁서 앞선 이유는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8.02.21 09:2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여자쇼트트랙 선수들이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실격 판정을 받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여자쇼트트랙 선수들이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실격 판정을 받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중국에 밀렸던 한국 쇼트트랙이 12년 만에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한국은 벌써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잔치상을 벌였지만 중국은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리진위 외에는 메달 소식이 없다. 메달은커녕 계속 페널티만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한국 쇼트트랙은 임효준(한국체대)의 남자 1500m와 최민정(성남시청)의 여자 1500m 우승에 이어 여자 3000m 계주까지 2연패에 성공하면서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여기에 서이라(화성시청)의 남자 1000m 동메달까지 포함해 모두 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2개씩을 획득했다. 그러나 한국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차지한 중국에 처음으로 밀렸다. 하지만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8개 종목 가운데 무려 6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으면서 명예회복했다.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종목이 약세인 남녀 500m였던 점을 생각한다면 사실상 따낼 수 있는 모든 금메달을 가져온 셈이다.

문제는 2010년부터였다. 중국의 교묘한 반칙에 한국 쇼트트랙이 밀리기 시작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여자 선수들이 단 1개의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여자 쇼트트랙 4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모두 중국이 가져갔고 왕멍은 3관왕에 올랐다.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5연패가 무산된 것도 이때였다.

중국의 강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당시 빅토르 안(안현수)가 이끌던 러시아의 초강세 속에 치러진 쇼트트랙 남자 4개 종목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가져왔다. 당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금메달은커녕 단 1개의 메달도 건지지 못했다. 경기력도 문제였지만 짬짜미 파문으로 사기까지 저하됐다.

중국 취춘위가 지난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준결승에서 넘어지고 있다. 당시 취춘위는 페널티를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 취춘위가 지난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준결승에서 넘어지고 있다. 당시 취춘위는 페널티를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지금은 달라졌다. 일단 남자 쇼트트랙이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부흥고) 등 삼총사는 모두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다. 올림픽을 경험한 선수는 밴쿠버 대회에 출전했던 맏형 곽윤기(고양시청)뿐이다. 또 여자 쇼트트랙 역시 심석희(한국체대)와 최민정이라는 투톱 체제에 맏언니 김아랑(한국체대)까지 힘을 보태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국이 중국에 압승을 거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중국도 최강이기 때문이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심판들의 엄격한 판정에 얼마나 잘 적응했느냐다.

엄격한 판정은 개최국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다. 최민정이 여자 500m에서 실격을 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민정은 손을 쓰지 않고 추월하겠다고 공언했고 여자 1500m에서 그것을 보여줬다.

반면 중국은 엄격한 판정에 전혀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계속 '나쁜 손'이 나온다. 중국은 '나쁜 손'에 여러 차례 지적을 당하면서 무더기 페널티를 당하며 스스로 이번 올림픽을 망쳤다.

바로 이 페널티 때문에 남자 1000m와 1500m에서는 단 1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여자 500m에서도 판커신과 취춘위가 결승까지 이르지 못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남녀 개인전 가운데 유일하게 결승까지 진출한 선수가 리진위 1명이다. 또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소치 대회에 이어 2연속 페널티로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중국 판커신(왼쪽 앞)이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최민정(오른쪽 앞)의 다리를 손으로 가로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판커신(왼쪽 앞)이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최민정(오른쪽 앞)의 다리를 손으로 가로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인데도 여전히 중국은 적반하장이다. 중국 선수들은 3000m 계주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자국 기자들를 상대로 "이번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만약 우리가 한국팀이었다면 실격 처리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망언을 늘어놓았다. 덧붙여 "2022년 베이징 대회는 공정할 것"이라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중국 기자는 이에 호응하며 박수까지 쳤다.

중국의 평소 생각이 계속 이렇다면 '나쁜 손' 버릇은 고치기 힘들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중국 쇼트트랙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베이징 대회에서 '개최국 봐주기'에 중국이 한국을 잠시나마 앞설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스스로를 망치고 있다. 자업자득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