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에이스 투수 에릭 해커가 또 다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웃지 못했다. 그냥 웃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지독한 가을야구 잔혹사에 치를 떨어야만 했다. 두산을 상대로 한 4번째 가을야구 선발등판도 패전으로 끝났다.
해커는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민병헌에게 2회초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7실점(6자책점)하며 3⅔이닝만에 물러났다.
이날 NC가 3-14로 대패하면서 해커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NC는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등 신흥 강팀으로 거듭났지만 유독 두산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는 2승 1패까지 앞서고도 4, 5차전을 모두 내줬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부터 4차전을 모두 지며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NC가 이처럼 두산에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해커가 두산만 만나면 작아지기 때문이다. 해커는 두산을 상대로 한 지난 2번의 가을야구에서 세차례 선발등판했지만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NC가 두산을 상대로 한 가을야구 전적이 2승 7패인 것을 생각한다면 해커의 부진이 NC의 눈물로 이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서는 해커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 4차전에 내보낼 선발투수 자원이 바닥난 상황이라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해커는 2회초에 와르르 무너졌다. 안타는 5개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2개가 홈런이었고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은 7개나 됐다.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나흘을 쉬고 등판한 것이 독이 되기도 했지만 가을에 두산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두산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르니 사사구가 많아졌고 실책까지 기록했다. 실책이 2회초에 5실점하는 빌미가 됐다.
두산을 상대로 한 4번째 가을야구 선발 등판에서 역대 최악의 투구로 패전투수가 된 해커에게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오긴 어렵다. NC가 4차전을 잡아야만 5차전에서 해커가 중간계투로나마 나설 수 있다. 그러나 4차전 선발 매치업에서 확실한 열세인 NC여서 해커의 올 시즌 등판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 해커의 두산전 포스트시즌 전적
2015년 10월 18일 PO 1차전 4이닝 4실점 패전 (두산 니퍼트 완봉승)
2015년 10월 22일 PO 4차전 5⅓이닝 3실점 패전 (두산 니퍼트 7이닝 무실점 승리)
2016년 10월 30일 KS 2차전 7⅔이닝 3실점 패전 (두산 장원준 8⅔이닝 1실점 승리)
2017년 10월 20일 PO 3차전 3⅔이닝 7실점 패전 (두산 함덕주 2⅔이닝 무실점 승리)